행동하는 공감 : 직장인의 백역사 우수사례 공모 및 당선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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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우수사례공모전 수상작

제4회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 우수사례공모전이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었다. 우수사례운영 부문(전문강사의 교육 운영사례)과 우수수기(교육참여자의 변화)부문 등 2부문에서 대상(고용노동부 장관상_100만원) 2명, 우수상(한국장애인고용공단상_70만원) 2명, 장려상(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상_50만원) 4명 총 8명이 선정되었다.

우수사례운영 부문의 박종희 강사와 우수수기 부문의 허수진님이 고용노동부 장관상을 수여하여 사례와 수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관련 상세한 내용은 장애인직업안정연구원 홈페이지의 자료실에 PDF로 볼 수 있다.

우수교육운영사례 부문
“강사 자신이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핵심 콘텐츠”

박종희 전문강사

저는 강의할 때 제일 먼저 확인하는 부분이 사업체에 비장애인만 있는지, 장애인이 있다면 몇 분의 장애인이 일하고 계신 지, 그리고 장애인 임직원분의 장애 유형은 어떤 부분인지에 대한 것입니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회사의 경우는 직장 내에서의 장애인 차별에 대해 중점을 두고 강의를 합니다.

비장애인 입장에서는 상식이고 일반적인 것이 장애인에게는 편견이 되고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친근하게 대한다는 의미로 하는 반말이 장애인 입장에서는 차별이 되고 무시가 되기도 합니다. 혹은 비장애인이 생각하는 평등이 장애인에게 있어서는 또 다른 부당함이 되기도 하구요. 이러한 내용들을 서로 이야기하고 나누다 보면 비장애인 임직원은 장애인 임직원을 더 이해하고 또 장애인 임직원은 자신들의 목소리를 들어주었다는 생각에 회사에 대해 더 큰 애정을 갖게 됨을 느끼게 됩니다.

참여자들이 진정으로 와닿는 강의는 머리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것일 것입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강의를 듣기 위해 모인 회사의 임직원 분들은 대개는 법적의무교육이기에 이 강의를 들어야 된다는 생각은 갖고 있으나 적극적으로 강의를 듣고 싶다라는 마음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모인 임직원분들께 처음부터 정보전달이나, 장애인 관련 법부터 설명하는 것은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께도 또 강사 입장에서도 참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먼저 강의를 들으시는 임직원 분들의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임직원 분들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제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장애인과 장애인 고용에 대한 임직원 분들의 생각을 먼저 들어주고 함께 공감하는 것입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 부당성, 장애인 고용에 대한 필요성을 강사만 알고 있을까요? 전국의 여러 곳을 강의해본 결과 강의를 들으시는 임직원 분들도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한 답을 이미 알고 계시고 이야기 하시더라구요. 다만 강사가 해야 할 부분은 그분들이 그 답을 스스로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소스를 제공해주는 것입니다. 저는 의미 있는 영상을 보여주고 임직원 분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끌어냅니다. 또는 토론할 수 있는 분위기가 가능할 때에는 사진 카드를 활용하여 어떻게 하면 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잠시라도 토론의 시간을 갖기도 합니다. 이렇게 임직원 분들이 스스로 이야기하게 되면 이미 그 마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더군요. 그 후에, 지식적으로도 알아야 할 내용들을 정리해주고 강의하면 모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시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강의를 들으시는 임직원 분들의 마음에 어떠한 울림을 주었느냐가 중요하다 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강의 시작 전 담당자분들이 이런 부탁을 하시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강사님, 강의를 좀 짧게 해주시면 안 될까요? 들으시는 분들이 피곤한 상황이라 힘들어하셔서요.” 참 강사로서는 난감한 상황이죠. 하지만 전 그때마다 이렇게 대답합니다 “걱정마시고 맡겨 주세요. 저 혼자 이야기하고 떠드는 강의가 아니라, 우리 임직원 분들과 함께 공감하고 나누는 시간이 될 거에요. 절대 1시간이 길게 느껴지지 않을 겁니다.” 강사가 스스로 확신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담당자도, 들으시는 임직원 분들도 절대 믿고 맡겨 주지 않습니다. 그런 확신이 들려면 철저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겠지요. 잘 준비된 강사가 그걸 바탕으로 스스로 확신하고 자신 있게 임할 때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의 첫 걸음이 내딛어진다고 확신합니다.

우수교육수기 부문

“우리 회사에는 이런 캠페인이 필요해요”

허수진 (주식회사 프롬바이오)

저는 프롬바이오라는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에 근무 중인 허수진이라고 합니다.

전 직장에서는 제대로 된 법정의무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현재 근무 중인 회사에 이직하고 나서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일로 인해 모든 근로자가 받아야 하는 법정의무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 교육을 받아보니 장애인과 관련한 정보가 매우 부족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주변에 장애인을 잘 볼 수 없으니 내가 어떤 정보가 궁금한지도 잘 모르겠고, 무엇을 어떤 것을 궁금하게 생각해야 하는지도 잘 몰라서 미지의 영역처럼 느껴졌습니다.

주변에 장애인분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생각해 보니 장애인이 직장 내에서 자신의 할 일을 스스로 찾아내지 않으면 설 곳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무언가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알 수 있었습니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들으면서 우리 회사에 장애인 직원을 채용한다면 어떤 근무가 가능할까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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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이미지는 실제 우리 회사의 CS팀 채용 공고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CS팀 업무의 경우 휠체어 장애인은 아무 문제 없이 근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장애인에 대해 좀 더 관심을 둔다면 청각장애인의 경우 요즘 시대에 걸맞게 카카오톡 또는 채팅 상담과 같은 업무는 충분히 가능할 것입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도 전화상담과 같은 업무나 건강기능과 관련한 상품 개발에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 회사는 건강기능식품이나 뷰티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는데 사실 고객 중에는 장애인 당사자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 그 분들의 욕구에 맞는 상품 개발을 이뤄지면 비장애인에게도 분명 이득이 돌아갈 수 있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경쟁력 있는 기업이 되는 데도 일조하게 될 거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채용공고를 보면 장애인의 경우 지원할 수 없게 작성되어있습니다. 회사에서 장애인을 고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환경에도 변화를 주면서 뭔가를 시도하고자 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장애인 고용을 하지 않고 비장애인만 고용한다면 수많은 장애인 근로 희망자들은 설 곳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사내 임직원 건강증진 캠페인 ‘건강 한 달’을 10월 한 달간 진행한다고 합니다. 일상 속 건강 생활 실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건강한 사내 문화를 조성하기 위한 취지로 기획된 캠페인이라고 하는데 건강한 변화, 건강한 걷기, 건강한 관계 등 세 가지 주제로 캠페인을 구성한 프로그램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을 보고 직장 내에서 장애인 고용을 위한 또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할 수 있는 캠페인을 운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봤습니다.

그리고 우리 회사에서는 경찰청과 관계부처에서 시작한 캠페인인 ‘NO EXIT’라는 마약 근절을 위한 캠페인도 진행했었습니다.

이 캠페인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캠페인 참여자가 다음 참여자를 지목하는 릴레이 방식으로 이뤄지는 캠페인이었습니다. 이런 종류의 캠페인처럼 회사마다 자기들의 직장에 맞는 장애인 지원과 장애인 인식개선에 관한 아이디어를 하나씩 내서 자체적으로 운영해보고 좋은 아이디어와 그렇지 못했던 점들을 공유하여 다른 회사에게 전달하고 지목하는 방식도 해보면 어떨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 회사는 ESG 경영을 강화하여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데 비장애인 직원만을 위한 활동이 아닌 일상 속, 그리고 직장 내에서 어렵지 않고 실천할 수 있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저의 이런 의견이 회사 내에서만 이야기하면 들어주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 같아 이렇게 공모를 통해 더 공적으로 표명해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하여 공모전에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작은 목소리가 좀 더 크게 울려 퍼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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